재테크/주식이야기

룰루레몬 주식 지금도 살만할까? (feat. 룰루 옷에 백만원 넘게 쓰고서..)

bangsil 2020. 11. 17.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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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룰루레몬 직구에 대한 포스팅을 계속하다 보니, 룰루레몬 주가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룰루레몬 제품을 백만원 넘게 구입한 룰루레몬의 주주입니다. 저의 이전 글들을 보면, 거의 매주를 룰루레몬 제품을 사고 있는 거 같네요;; 룰루레몬 개미지옥에 빠진 사람 치고는 이 정도는 구입 금액 자체가 미미할 수도 있고, 주식 또한 분산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룰루레몬 주식 자체가 큰 금액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소액 담아두고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주식을 사는 기준은 무조건 “내가 쓰는 제품”입니다. “내가 쓰는 제품”, “내가 쓰는 플랫폼”을 장기간 사용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눈이 가고 주식도 매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룰루레몬은 홀딩하고 있어야 하는 주식이 맞습니다만, 지금의 생각은 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가복의 샤넬이라는 룰루레몬 제품은 분명히 다른 마케팅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도대체 요가복이 뭐길래 주식이 이렇게 핫하지? 하고 검색하고 들어오신 남성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간단히 기업을 살펴보자면 "룰루레몬(Lululemon Athletica, LULU - NASDAQ)"은 캐나다에서 설립된 스포츠웨어 회사입니다. 요가복을 대표적으로 여러가지 기능성 운동복부터 일상복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요가복의 샤넬"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는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하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룰루레몬의 주가는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급락했다가 나스닥의 상승과 함께 많이 회복하였습니다. 이미 많이 오른 시점에서 지금이라도 룰루레몬을 사야하는가는 참 어려운 이야기긴 합니다. 룰루레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몇몇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코로나 시대의 특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매출이 늘기도 했고, 언택트 주식의 특수로 룰루레몬 주식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정말 많이 오른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룰루레몬 주식 “매수”의견에 대한 주장을 보자면,

1. 언택트 주식의 수혜 : Covid-19 이 길어지면서 홈트레이닝이 늘어나고 있으면서 운동복을 점차 많이 구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규 고객의 유입이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2. 서양에서 요가를 배우는 수련생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3. 2020년 10월 매출은 1.01B 달러 예측, 전분기 2020년 7월 844.48M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4. 미러(Mirror) 인수로 인한 사업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위의 이유 정도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룰루레몬 제품을 백만원 이상 제가 직접 구입하고 써보다 보니 이것저것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지금 있는 룰루레몬 주식을 단기적으로는 적당선에서 매도할 타이밍을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지금은 그게 마음이 편한 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간단히 말해보려고 합니다.

1. 너무 세일을 많이 한다.

세일을 많이 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론 반길 일입니다.

룰루레몬에서 We made too much 라는 이름으로 세일 상품들을 팔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WMTM는 사실 작년에는 이렇게까지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세일 상품 업데이트가 많지 않았다는 말인데요. 요즘에는 그 업데이트 양도 많고 종류도 많아진 느낌입니다. 특이한 디자인이나 별로 사지 않는 제품들은 50~70%까지 하는 경우도 너무 많고, 더 군다가 기본 라인, 꾸준히 살 것 같은 기본 라인들의 세일은 큰 세일이 아니더라도 30%나 세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룰루레몬의 코로나로 인한 급락 이후 매출은 꾸준히 회복해왔지만 이익은 전년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잦은 세일은 순이익 측면에서는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또한, ‘요가복계의 샤넬’이라는 마케팅을 내걸면서 세일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룰루레몬이 가진 고유의 마케팅을 잃는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룰루레몬의 타겟 고객층은 "sophisticated and educated woman(세련되고 교양 있는 여자)"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룰루레몬의 주 고객층은 연봉 $100,000 이상인 여성들이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일을 많이 하는 이미지로 추락해버린다면 "세일 많이 하는 싼 것"을 살 돈 많은 여성들은 없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2. 룰루레몬은 요가복만 파는 곳이 아니고, 애슬레저 룩을 파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홈트레이닝의 수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하자면 좀 길어질 듯 합니다. 미국 고등학생들의 패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요? 저는 지금 싱가포르에 살고 있고, 미국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미국 고등학생들의 돈 좀 쓰는 패션은 룰루레몬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레깅스와 편안한 후드 재킷과  맨투맨 같은 애슬레저 룩들이 즐비합니다. 하이틴뿐만 아니라, 20대, 30대 나이 좀 더 든 사람들까지도 애슬레저 룩들이 일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여자들뿐만 아니라 남성 운동복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어 남성 고객도 많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면 이렇게 잘 팔리는데 왜 뭐가 문제인데? 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룰루레몬은 "요가복"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애슬레저 룩이라고 불리는 기능성 일상복인 "외출복"도 파는 곳입니다. 리바이스의 매출이 코로나 이후 62%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외출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왜 굳이 지금 옷을 사야 해? 어차피 유행이 지날걸..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어서 최대한 옷에 대한 소비가 줄었다고 생각합니다. 룰루레몬의 일상복들도 밖에 나가야 좀 더 사고할 텐데, 그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세일 상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레깅스의 경우 30% 수준이지만, 재킷이나 후드 같은 일상복들은 50~70%의 큰 세일을 하고 있는 상품들도 많습니다.

 요가복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 또한 요가 수련을 요가 학원을 가서 하지 않고 있어서 집에서 혼자 홈트레이닝으로 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 덕분에 요가, 필라테스 홈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맞습니다. 하지만, 여자들의 심리는 예쁜 요가복 입고 요가원에 가서 수련하는 재미로 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할 때는 딱 세탁해서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운동복만 갖춰지고 나면, 더 사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홈트레이닝을 할 때 정말 옷 없으면 편한 잠옷을 입고 해도 됩니다.

 길게 설명했지만, 제가 실제로 소비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지금 시기에는 결국은 코로나가 끝나야 뭐가 보이지 않을까라는 말입니다. 룰루레몬 레깅스를 입고 이런 옷은 다른 곳은 못 만든다고 하면서 다른 카테고리의 상품들도 다 예뻐보여서 일상복도 샀습니다. 하지만, 딱 기본을 사고 끝입니다. 추가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추가 구매가 이루어지려면, 외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일상이 다시 시작되거나.. 요가원에 가서 마음 놓고 운동을 하게 되는 그때쯤이면 다시 룰루레몬 제품들을 둘러보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3. 신사업은 항상 리스크가 있다.

룰루레몬은 지난 6월에 Mirror라는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을 5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디지털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요가 수련을 하거나 각종 홈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구독료는 월 39달러로 그렇게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미러를 $1,495에 구입하여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금액이긴 합니다. 또한, 홈트레이닝의 발전성을 본다고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도 그럴지는 두고 봐야 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누가 뭐래도 헬스장이나 요가원 가서 직접 운동하는 게 좋잖아요? 언더아머의 추락에, 잘못 판단한 언더아머 고유의 앱들과 언더아머 '헬스 박스(Health Box)등이 큰 부분을 차지한 점은 눈여겨 볼만합니다. 기업을 인수하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간 만큼 '미러'가 자리잡기까지는 1년 정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들이 조금 있습니다. 아시아시장에서의 제품의 한계와 따라가야하는 Nike, adidas, 그리고 요가복 경쟁사들 athleta, 그리고 한국에서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Alo yoga 같은 곳들도 조금은 신경이 쓰이고 있긴 합니다.

 

적당선에서 한 번은 매도하고, 코로나가 정말로 안정화 되서 적당한 가격이 되면 다시 룰루레몬을 지켜보다가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매수할 생각입니다. 내일 배송오는 룰루레몬 제품을 보며 약간은 현타가 와서 적는 글이긴 합니다. 요가복이라고 그래서 한 번도 요가복을 입어보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이런 시각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철저히 소비자의 관점에서 보는 의견이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지만 그냥 이런 개인적인 의견도 있구나 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 이 글은 어떠한 투자권유를 하지 않으며,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모든 투자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시고, 본인의 판단으로 올바른 투자를 하길 바랍니다. 위 주식의 매수, 매도로 인한 투자 손실에 관해 책임지지 않으며, 투자자의 본인의 책임입니다.